케일럽 카 <뉴욕 타임스> 부고 번역

군사역사학자이자 자신이 겪은 아동학대의 영향으로 폭력의 뿌리를 탐구했던 작가 -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94년 작 베스트셀러 <에일리어니스트>1로 19세기 맨해튼의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내용의 역사 스릴러다 - 케일럽 카가 뉴욕주 체리플레인의 자택에서 사망했다. 향년 68세. 2016년의 케일럽 카. 그는 11권의 책을 썼지만, 최고의 성공작은 끝까지 <에일리어니스트>였다. © Patty Clayton 동생 이선 카에 따르면 사인은 암이었다. 카가 <에일리어니스트>를… Continue reading 케일럽 카 <뉴욕 타임스> 부고 번역

제니 조지프의 시 ‘경고’

나는 나이 들어 할머니가 되면 보라색을 입을 거야 그것과 어울리지 않고 내게 어울리지도 않는 빨간색 모자와 함께. 연금을 브랜디와 여름 장갑과 새틴 샌들 사는 데 쓰고는 버터 살 돈이 없다고 말할 거야. 피곤하면 보도에 주저앉고, 가게의 시식용 음식을 다 먹어 치우고, 비상벨을 누르고, 지팡이로 길가 난간을 드륵드륵 긁고, 젊은 날의 금주를 벌충할 거야. 비가 오는데… Continue reading 제니 조지프의 시 ‘경고’

로버트 바이런의 <옥시아나로 가는 길> – 추천사

아시아를 내려다보지 않고 또한 함부로 치켜세우지도 않는 산뜻한 시선으로 페르시아 건축을 답사한 이 여행기가 21세기 여행 유튜버나 블로거의 기록이 아니라 약 100년 전 영국인의 글이라고? 바이런은 여행자의 자아를 낯선 풍경에 투영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게 현지인인 척도 하지 않는다. 감상에 젖지 않지만, 낭만을 즐긴다. 영국인인 특권을 누리지만, 피지배국들의 민족주의에 공감한다. 억지로 서사를 구축하려 들지 않고,… Continue reading 로버트 바이런의 <옥시아나로 가는 길> – 추천사

케이트 비턴의 <오리들> – 추천사

<오리들>을 보고서, 나는 내가 겪은 오일샌드를 떠올렸다. 20여 년 전 짧게 근무한 첫 직장 신문사가 그곳이었다. "남자들 세상"이었던 그곳에서 나는 성추행, 욕설, 뇌물 등을 처음 겪었고, 노동조합으로 그런 문제에 대응하려는 사람도 처음 보았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내가 고압적인 '기자' 태도를 금세 익히더라는 점이었다. "여기는 원래 이런 곳이야, 다 알고 돈 벌러 왔잖아"라는 말로 노동의 문제를… Continue reading 케이트 비턴의 <오리들> – 추천사

마르틴 베크 시리즈 – 옮긴이의 말

번역서가 독자를 만나는 일은 우연이 만드는 작은 기적이다. 따지자면 모든 책이 그렇지만, 번역서는 번역은 물론이거니와 출판 시장의 차이, 문화 차이 등 몇 가지 장애물을 더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초등학교 때 우연히 엘러리 퀸의 <Y의 비극>을 읽고 추리소설 독자가 된 나는 그 대수롭지 않은 만남이 한 사람의 독서 인생을 결정지었다는 사실을 그… Continue reading 마르틴 베크 시리즈 –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