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올해의,

2009년 올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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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올해의,
2015년 올해의,

올해의 일하다 – 7권
올해의 번역가 – 김현우 ([멀고도 가까운], [사이드 트랙])

올해의 기억하다 – 강남역 10번 출구, 토요일의 광화문, 힐러리 클린턴
올해의 만나다 – jdh님, K교수님
올해의 존경하다 – 백도라지님, 이화여대 학생들, 소라넷 폐쇄 운동 모니터링팀

올해의 잡지 – IZE
올해의 탐정 – 스티븐 킹의 빌 호지스
올해의 만화 – [남극의 여름]
올해의 읽다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올해의 책 – [가만한 당신], [함께 가만한 당신]

올해의 영화 – ‘캐롤’, ‘다가오는 것들’
올해의 듣다 – 머레이 페라이어 리사이틀 중 함머클라비어

올해의 걷다 – 광화문, 서촌, 북촌, 남산의 골목들
올해의 식당 – 두오모
올해의 먹다 – 비빔냉면
올해의 커피 – 강릉 보헤미안의 파나마 게이샤

올해의 못하다 – 일이 밀려 허덕이다 급기야 계약 몇 편을 취소하는 지경에 이르다
올해의 잘하다 – 11월 한 달을 쉬다, 두 번의 이사
올해의 변화 – 번역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안 하기로 정하다

올해의 사건 – 생각만 해도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 용기 덕분에 생각도 못했던 친구를 얻다
올해의 사람 – 비밀
올해의 나 – 게을러지다

***

올해의 책

작년의 ‘올해의 읽다’였던 한국일보 토요일 연재 ‘가만한 당신’이 올해는 책으로 묶여서 ‘올해의 책’이 되었다.

책으로 묶이지 않았더라도 올해 역시 저 연재를 열심히 찾아 읽었을 테지만, 지난 기사 중 70편이 책으로 묶인 건 역시 기쁜 일이었다. 기사를 보지 않았던 이들이 책으로 독자가 된 경우도 많았을 테니까. 그러나 물론 그건 다른 이들의 이야기이고, 내 이야기는 다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너무 길고 복잡한 것이라 뭘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이미 많이 말하기도 했다.

하나 기억해두고 싶은 건, 나와 함께 이 연재/책을 읽으며 대화를 나눠준 많은 온라인 친구들이 있었다는 점. 나의 좁은 세계에서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는 역시 나만 아는 이야기, 잘 설명할 수 없고 별로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다.

***

+ 올해의 사진

톨콩님과 준님과 점심을 먹은 것은 10월 20일이었다. 두 분과는 트위터에서 알게 된 사이. 별다른 용건 없이 그냥 맛있는 걸 먹자고 해서 정말 맛있는 걸 먹던 중, 톨콩님이 이사를 계획하고 계시다는 말이 나왔다. 당시 살던 집은 곧 내놓을 거라고 하셨다.

톨콩님의 집이라면… 나도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으로 종종 보아서 알고 있었다. 그 집 창문으로는 저녁이면 멋지게 해가 넘어가는 인왕산이 보인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일주일 뒤 나는 그 집으로 놀러갔고, 그때 사진으로만 보던 창을 내가 내다보는 모습을 톨콩님이 사진으로 찍어주었다.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그 집으로 이사했다. 더 멋진 새 집, 새 생활로 떠나신 톨콩님을 배웅하고서.

그래서 한때 톨콩님이 두 마리 고양이와 암녹색 소파와 멋진 책장과 함께 사셨던 집에서 이제는 내가 벽에 붙인 포스터와 천장에 압정으로 매단 모빌과 책들과 함께 산다.

톨콩님의 책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에는 ‘시간차 공격’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그중 한 대목은 이렇다.

“나는 북촌 한옥 골목 언저리에 산다. 이곳은 대단한 관광지다. 낮에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수많은 관광객이 다국적 언어로 떠드는 게 들린다. 나는 낮에는 번잡한 이 동네를 돌아다닐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집 안에만 있거나 다른 동네로 나선다. 하지만 오후 6시에 해가 기울면 이곳은 완전히 탈바꿈한다. 관광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골목은 놀랍도록 조용해지며 야트막한 한옥 지붕 위로 수줍은 아름다움만이 내려앉는다. 그러면 나는 천천히 동네를 걷는다. 그렇게 시간대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나에겐 북촌이 여전히 서울의 아름다운 골목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pp. 165~166

이제 저 산뜻한 문장들 속의 ‘나’는 나다. 저 속의 동네와 골목과 집을, 집 어느 구석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게 분명한 두 마리 고양이의 털과 더불어 내가 물려받았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쓸 동네의 이야기는 저것과 같으면서도 또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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